정부가 1980년 북한 제6차 당대회 동향을 분석하면서, 후계자로 급부상한 김정일에 대해 과격하고 고집센 모험주의 성격으로 머리는 명석한 편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 그가 김일성의 뒤를 이어 실질적인 제2인자로 역할수행이 가능하다고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통상부가 21일 공개한 외교 관련 문서에 따르면 1980년 정부는 북한의 제6차 당대회 동향에 대해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일이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서열 5위로 부각된 데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시 김정일은 당 중앙위 비서국(1순위)과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4순위) 정치국 위원(4순위) 군사위 위원(3순위) 등 무려 4개의 요직에 공식 임명돼 김정일의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이에 대해 세계 각국 언론도 북한의 김정일 후계 지목을 ‘공산왕조의 출현’이라며 일제히 보도했다. 최근 김정일의 삼남 김정은이 후계 지목을 받은 것과 비슷한 취지의 보도가 잇따랐던 셈이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마이니찌 신문은 ‘세계 최초의 부자권력 세습’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으며, 산께이 신문은 ‘족벌정치체제 출연으로 인한 80년대 동북아 정세 영향’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또 영국 데일리 텔레그라프(Daily Telegraph)는 ‘김일성 일가의 족벌정치 출연’으로 보도했으며, 미국 보스턴 글로브(Boston Globe)는 ‘세계최초의 공산 왕조 등장’, 워싱턴 포스트는 ‘경제발전 및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대내외에 과시’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후계세습을 알렸다.
한편 당시 북한의 노동당 대회는 평양문화궁전에서 80년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열렸으며, 외국인 118개국 대표단 177명과 결의원 대표 3.062명 및 발언권 대표 158명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