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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린도어 외면하는 코레일, 시민안전은 뒷전인가
서울시내 지하철 모든 역사에 설치된 스크린도어가 유독 코레일이 운영하는 국철 구간에만 빠져 있어 투신 등 안전사고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가 반감되고 있다. 서울시와 코레일의 정책 엇박자로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인 스크린도어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산하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9호선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1~9호선 모든 역사에는 2009년 말 스크린도어 설치가 완료됐다. 2005년 사당역과 김포공항역에 스크린도어를 시범 설치, 2010년까지 전 역사로 확대하려던 서울시는 안전사고가 크게 줄어들자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겨 2009년 설치를 끝냈다.

하지만 코레일이 운영하는 ’국철’구간의 역사에는 스크린도어가 아직도 대거 설치되지 않아 투신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12월까지 6개월 동안 매월 한 건 이상씩 발생했다. 지하철 1호선 구간의 시작점과 종착점은 서울역~청량리역이며, 그외의 구간은 국철 구간이다. 또 지하철 1호선과 이어지는 경부선과 경인선, 경원선, 2ㆍ3호선과 연결되는 분당선, 3호선과 연결되는 일산선, 4호선과 연결되는 과천선과 안산선 등이 모두 국철로, 코레일이 관리ㆍ운영을 담당한다.

국철 구간 역사 총 182곳 중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역사는 고작 37곳에 불과하다. 더구나 스크린도어가 없는 국철 역사중에는 남영역, 신이문역 등 서울 도심과 가깝고 출퇴근때 승객이 몰리는 역사가 많아 투신 방지 등의 목적으로 설치된 스크린도어 효용성은 크게 반감된다.

교통안전 시민단체 관계자는 “서울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도심인데도 남영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없다"면서 “계획을 앞당기면서 수천억원을 쏟아부은 스크린도어 안전망 시스템이 코레일 때문에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코레일의 지하철 역별 추락사고 현황에 따르면, 스크린도어가 없는 국철 역사의 투신사고는 오히려 늘었다. 2006년부터 2010년 8월까지 코레일 운영 구간의 승강장 추락사고는 모두 210건으로 85명이 부상하고 127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발생한 추락 사고는 51건으로 예년에 비해 급증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스크린도어 설치 예산은 한해 100억원 정도인데 비해 한개 역사 설치비는 12~13억원에 달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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