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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라 존스와 각별한 인연
우울증 위로해준 음악

바이올린 선물 감사표시

“생애 최고선물” 친필편지


김호기 씨는 세계적인 재즈가수 노라 존스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김 씨는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있었다. 생전 어머니의 손길이 묻어나는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런 김 씨를 괴로움의 방에서 건져내어 준 것이 바로 노라 존스의 음악이다.

“우연히 친구 차 안에서 노라 존스 노래를 듣는데 설명할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어요. 음악이 내 마음에 완전히 들어와 버린 거예요. 참 신기한 일이었어요. 전 원래 재즈도 잘 듣는 편이 아니고 그땐 노라 존스가 누군지도 몰랐어요.”

그녀는 그 자리에서 몇시간 동안 노라 존스의 음악을 듣고 또 들었다. 슬플 땐 슬픈음악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더니 듣는 내내 닫힌 마음이 열렸다. 참으로 위로가 되었다. 생면부지의 사람이건만 마치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노라 존스는 날 모르지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4개월간 바이올린을 만들어 뉴욕 소속사에 보냈어요. 제 주소나 이름도 밝히지 않았고요…그런데 어느날 연락이 왔어요. 노라 존스가 날 애타게 찾는다고. 순간 전율이 느껴졌어요.”

노라 존스가 바이올린을 선물한 한국 팬을 찾는다며 언론을 통해 광고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김 씨인 것을 알고 직접 친필 편지를 써 전달했다. ‘내 생애 최고의 선물입니다’라고.

목소리 하나로 이어진 인연이다. 노라 존스의 음악에서 흘러나온 파장이 깊은 상실감에 빠져있던 김 씨의 닫힌 감각들을 일깨워 다시 일어서게 했다. 그녀가 음악을, 그녀의 삶을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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