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매일 “살려달라” 비명...쓰레기에 버려진 3세兒, 알고 보니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한 뒤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3세 아이가 버려진 지 한달이 지나서야 우연히(?) 발견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 비정한 아버지는 평소에도 아들을 때려왔으며, 얼마나 때렸는지 이웃들이 계속된 아이의 울음소리에 민원을 제기해 같은 동네에서 두 차례나 이사를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친자식이 아니라고 의심해서 그랬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를 무참히 폭행한 것도 모자라 시신이 발각될까봐 담요와 쓰레기봉투에 담아 치밀하게 버린 행각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자식을 이렇게까지 학대한 부모는 범행은 시인하면서도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는 사싱이다. 특히 아들을 감싸서 버린 쓰레기봉투에서는 친어머니의 지문이 발견됐다고 하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개탄스럽다.

▶매일 폭행당한 3세兒, “온몸에 멍 투성이, 지옥같은 나날들...”

매일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다 결국 숨져 공사장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김 모(3)군은 3살배기 아이로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환경에서 자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사건이 벌어진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다세대주택 인근 주민에 따르면, 아버지 김 모(33)씨 가족이 살았던 반지하 쪽방에서는 매일같이 아이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여느 아이처럼 툭 하면 우는 김군이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따스한 부모의 포옹이 아니라 일용직 노동을 하는 아버지의 주먹질이었다. 말을 할 수 없는 아이는 공포에 질린 울음소리로 ‘살려 달라’는 표현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복도 맞은편 방에 사는 30대 여성은 “평소 김 군의 울음소리가 잦았다. 특히 새벽에 갑자기 울기 시작해 몇 시간씩 이어지곤 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김 모(37)씨도 “이웃 주민들이 ‘밤낮으로 아이가 울어 잠을 못 잘 정도’라며 고충을 자주 토로하곤 했다”고 전했다.

계속된 아이의 울음소리에 지친 이웃이 민원을 제기하는 통에 김씨는 범행 직전 2차례나 같은 동네에서 이사를 다니기도 했다. 이웃들은 새벽마다 아이 우는 소리에 신경이 쓰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일용직 노동을 하며 바쁘게 사는 터라 아이가 아버지에게 무지막지한 폭행을 당하는 상황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한다.

몇몇 주민은 경찰 탐문수사에서 “김 군의 온몸에 항상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울 때마다 화가 나서 폭행했다”고 말했다.

▶친어머니는 뭐했나? “대낮에도 술...”

아버지 김 씨가 3세 아들을 이처럼 무참히 때려 숨지한 것은 친자식이 아니라는 의심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부인이 2007년 말 가출한 뒤 이듬해 9월 혼자 낳은 아들을 데리고 귀가하자 그 이후로 “내 자식이 맞는지 믿을 수 없다”며 아들에 대한 폭행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친어머니는 아들이 맞아 숨질 때까지 대체 뭘 하고 있었을까.

어머니 이 모(30)씨는 생활고에 시달린 탓인지 대낮에도 술을 마시곤 했다. 그는 주로 분식집에서 음식을 시켜 자신과 세 아이의 끼니를 때웠다.

분식집 배달원 김 모씨는 “방 안에는 옷이 지저분하게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낮에 음식을 주문하면서 술을 같이 가져다 달라기에 술 배달은 안 된다고 했더니 직접 사러 나간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2007년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김씨와 결혼했다. 당시 김씨가 일자리가 없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했지만 사업이 잘 안되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그해 말 집을 나갔다.

김씨는 결국 지난해 12월16일 새벽 우는 아들을 수차례 때려 머리를 주방 싱크대에 부딪치게 해 살해했으며 지난 달 이씨와 함께 시신을 자택 인근의 공사장 쓰레기 더미에 내다버렸다.

▶“시신, 20일간 집안에...” 부패하자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16일 오전 3시께 서울 광진구 화양동 자택에서 아들을 수차례 때려 머리를 주방 싱크대에 부딪치게 해 숨지게 했다. 그 뒤 시신을 종이 상자에 담아 세탁기 옆에 두었다. 시간이 지나 아들의 시신이 부패해 악취가 나자 지난 달 3일 오전 4시께 김씨는 아내 이씨와 함께 죽은 아이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자택 인근의 공사장 쓰레기 더미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을 거의 20일 동안이나 집안에 둔 것도 그렇고, 시신이 부패해 악취가 나자 치밀하게 시신을 싸서 버린 것도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 비정한 아버지의 범행 처리방법은 꽤 치밀했다. 범행이 발각될까봐 시신을 담요 2장으로 싸고 쓰레기봉투 2장에 담아 유기한 것. 이 때문에 시신은 한 달 가까이 쓰레기 하치장에 방치돼 있었고 김군의 시신은 지난 달 31일 오후 4시께 해당 공사장 인근을 지나다 쓰레기 더미에서 삐쳐나온 이불 조각으로 흙 묻은 신발을 닦으려던 한 시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

더욱이 쓰레기봉투를 감싼 테이프에서는 친어미니의 지문이 발견됐다. 친어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자식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시신이 담긴 쓰레기봉투에 감겨진 포장용 테이프에서 어머니 이씨의 지문을 확보했으며 일주일 여에 걸쳐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김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에게 정신적인 문제는 없어 보였다. 두 사람 모두 범행은 시인했지만 반성의 기미는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단, 경찰은 아내인 이 씨는 임신 5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을 방침이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