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장들이 참여한 2011년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토론회가 8일 국회에서 열렸다. 한강소사이어티와 우제창, 이종구 이혜훈 김성식 의원 등이 함께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 후 세계가 회복 단계에서 이른 2011년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제언들이 이어졌다. 국책연구원장들은 2011년에도 경제가 성장하고 주가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가계부채 부실 우려, 복지비 증가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환율 하락기조 유지, 하반기 유가 상승 전망=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2011년 수출의 전반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경제성장률의 둔화로 지난 해에 비해 수출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해에 비해 수출은 8~10% 증가하고, 수입은 12~14%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며, 주요기관 전망치를 종합할 때 수출은 4950억 달러, 수입은 47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채 원장은 전망했다.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외자유입 지속, 무역수지 흑자국에 대한 국제적 통화절상 압력이 강화되면서 하락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해외자본유입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유가는 상반기에는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되고 중국이 긴축정책을 실시하면서 현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으나 하반기에는 주요국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 강보합세, 채권금리 상승세 전망=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2011년 주가는 경기 회복,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투자심리 개선 등의 이유로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금리는 정책금리 인상과 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해 상승세를 보이고 환율은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원장은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하고 금리가 상승할 경우 과다 차입한 가계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정책적인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유동성을 확대했고, 이중 단기유동성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시장에 일시에 쏠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저축을 유도하고, 단기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하는 정책도입을 촉구했다.
김 원장은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 개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금융산업의 성장 및 수익성에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금융산업의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금융ㆍ산업은행ㆍ기업은행 민영화로 추가적인 인수합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향후 국내 은행산업은 ‘글로벌 지향형 대형은행’, ‘국내시장 중심의 중형은행’ 및 ‘지방은행’ 그룹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 수출이 견인, IT산업군이 성장 주도=송병준 산업연구원장은 2011년 국내 경제가 전년대비 4.3% 성장하고, 수출은 9.9%, 수입은 14% 내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원장은 내년 경제성장은 수출이 견인하며, 주요산업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일반기계의 수출 비중은 상승하고, 조선, 정보통신기기의 수출 비중은 하락할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의 수출 비중은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은 원화 절상으로 인한 수입 단가 하락으로 인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수출 증가폭이 수입 증가폭을 상회하여 무역흑자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원장은 앞으로 신흥지역과 FTA 체결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의 경우, EU FTA를 적극 활용하고 중동과 중남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부담률 급속도 증가, 장기재정전망 보고서 만들어야=원윤희 조세연구원장은 주요선진국의 국민부담률(국민소득 대비 세금과 사회보장부담금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의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추세에서 원 원장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재정위험과 기존 또는 신규로 도입되는 연금ㆍ의료ㆍ사회 보장제도의 재정부담을 분석 제시하는 장기재정전망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재정수지, 국가채무 등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를 법제화하는 재정준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유전개발 시급, 전력요금 현실화 필요=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고유가에 대응해 ▷해외유전개발적극 추진 ▷에너지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비중 증대를 주장했다. 김 원장은 연평균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GDP 성장률이 0.1~0.2%가 하락한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 원장은 동절기 전력수요 급증 사태에 대해서는 긴급대책뿐 아니라 낮은 전력요금 현실화와 같은 근본적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격을 자율화한 에너지인 석유 제품과 정규가 규제중인 전력, 도시가스 간의 상대가격 왜곡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IT 수요 안정적 성장=방석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세계 경제가 안정되면서 세계 IT 수요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도, 중국의 이동통신 수요 증가가 주요 성장 동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 원장은 방송통신산업은 전년보다 6.1% 성장해 66.8조원을 기록하고, 방송통신기기 생산은 전년대비 1.6% 성장해 83.7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액도 2.9% 성장해 393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