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일대 지하에 국내 최초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이 설치돼 광화문광장의 배수능력이 시간당 102㎜의 폭우에도 견딜 수 있게 대폭 개선된다.

이는 현재 배수능력이 10년에 한 번꼴인 시간당 75㎜ 폭우를 견딜 수 있는 수준에서 50년 빈도 수준까지 확충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8일 광화문광장 일대 지하 40ｍ에 320억원을 들여 지름 3.5ｍ, 길이 2㎞짜리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설치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침수피해 저감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주요 골자는 ▷광화문광장 배수능력 10년→ 50년 향상 ▷2014년까지 저지대 수해 취약지역 폭우 대응능력 10년→30년 향상 ▷수해 취약지역 10개구 7개소 방재시설물 확충 등이다.

광화문 일대 빗물배수터널은 백운천동ㆍ옥류동천이 있는 종로구 통인동에서 청계천이 있는 중구 삼각동까지 연결, 백운천동의 물이 광화문광장을 거치지 않고 청계천으로 바로 유입되도록 한다. 

지금까지는 백운천동의 물이 광화문 네거리로 유입되면서 중학천에서 나오는 물과 합류해 폭우가 내리면 광화문광장으로 넘쳐 침수됐다. 빗물배수터널 공사는 내년 착공, 2013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사가 종로구 통인동을 입구로 지하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교통 불편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청계천의 범람 위험에 대해서도 80년 빈도로 설계됐기 때문에 빗물배수터널이 설치돼도 문제없다고 시는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2014년까지 6693억원을 들여 시내 빗물펌프장 40곳의 용량을 늘리고 빗물펌프장 1곳과 빗물저류조 22곳을 신설하는 등 저지대 수해 취약지역의 폭우 대응능력을 현재 10년 빈도에서 30년 빈도인 시간당 강수량 94㎜까지로 개선한다.

고인석 서울시 물관리기획관은 “방재시설물 확충과 현장 중심의 신속한 대처로 세계적 기상이변에 따른 도시 대응능력을 장기적으로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