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설 ‘민심잡기’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번 설을 통해 형성된 민심의 추이에 따라 연휴 직후 치러지는 4월 재ㆍ보선 표심의 향배도 판가름날 수 있다는 자체 분석 때문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은 온 가족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자리로 여론 형성의 구심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원래 정치권의 특별 관심기간이었지만, 특히 이번 설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의 4월 재ㆍ보선을 앞두고 자리잡고 있는만큼 설 민심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여야 모두에게서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올해 예산이 서민을 위한 사상 최대의 복지예산이라고 홍보하며 민주당이 내세운 ‘무상복지’ 시리즈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를 적극 홍보하고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를 비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일 서울역에서 귀성인사를 한 뒤 연휴 기간 지역구인 경기 의왕시 재래시장과 과천시 경로당 등을 찾았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부산에 머물며 해군작전사령부를 찾아 소말리아 해적 인질 구출작전을 치하하고, 양로원과 고아원 등을 방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독거노인들을 위로한 뒤 교통방송에 출연, 시민들에게 귀성길 안전운전을 당부하는데 이어 경찰 지구대를 찾아 경찰 공무원을 격려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1일 경기 용인의 지적장애인 시설을 찾았다. 또 택시운전을 하며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구제역 방역에 동원된 공무원들과 떡국 오찬을 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종로구 통인시장과 창신시장 등 재래시장을 잇따라 찾아 설 물가에 대해 시민ㆍ상인들과 대담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서울역에서 손 대표 등 지도부와 서울역 귀성인사를 한 뒤 지역구인 목포로 향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2일 전북 순창 선산을 찾은 뒤 지역구인 전주의 아동ㆍ노인복지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정세균 최고위원은 설 직후 사실상 대선캠프 역할을 할 재단 발족을 목표로 정ㆍ재계와 학계ㆍ시민사회계 인사들을 면담한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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