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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스로이스는 고객의 상상력을 조립”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태지역 총괄대표
‘팬텀’ 등 세가지 모델로 승부

고객 요구 수용 100% 수작업

안될땐 신기술까지 개발하기도

최저 4억부터 최고 24억원 호가


2009년 2대·지난해 18대 판매

1년간 9배 성장 ‘괄목할 성과’


“전 세계 자동차회사 가운데 롤스로이스의 경쟁상대는 없습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오로지 ‘고객의 상상력’ 뿐입니다.”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대표는 최근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롤스로이스의 글로벌 경쟁상대를 묻는 질문에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이같이 말했다.
그의 답변에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카를 고집하고 있는 롤스로이스의 100여년 전통에 대한 자긍심이 가득했다. 언뜻 오만하게 비춰질 수도 있었지만 이어진 설명을 들으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1904년 영국에서 탄생한 롤스로이스는 왕족과 귀족만이 탈 수 있는 차로 불릴 만큼 최고급 명차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라인업은 최초 모델인 ‘팬텀’과 팬텀의 컨버터블 모델 그리고 최근 세상에 태어난 ‘고스트’ 등 세 가지가 전부다.

차량 제작도 영국 굿우드 공장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최고 품질의 차량을 제작하기 위함이다. 유럽 명차 중 수작업으로 차량이 제작되는 사례가 없지는 않지만 공장 내부에 컨베이어가 단 하나도 없이 모든 작업이 순수하게 사람의 손에 의해서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태 총괄대표는 “자동차 회사가 경쟁자가 아니라‘ 고객의 상상력’만이 유일한 경쟁자”라고 강조했다. 고객이 그리고 생각하고 요구하는 디자인과 성능, 기능에 부합하기 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이런 노력이 롤스로이스를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로 유지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롤스로이스는 고객만족 극대화를 위해 ‘Be spoke’ 프로그램을 개발,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모두 수용한다. 현재 확보한 기술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경우에는 연구소를 활용해 신기술을 개발하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한국 고객이 차량을 주문하면 주문시점부터 차량인도까지 3~4개월이 걸린다.

가격 가이드라인도 사실상 없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판매되는 팬텀 가격은 6억8000만원부터, 한 차급 아래인 고스트는 4억3000만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사양이 천차만별이어서 고스트는 5억원, 팬텀은 8억원 안팎까지 평군 가격대가 올라간다. 심지어 24억원을 호가하는 팬텀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롤스로이스는 한국에서 총 1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1만6000대 이상을 내다판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의 9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리스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한국 판매량이 적다고 볼 수도 있지만 롤스로이스는 볼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프리미엄 차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2009년 한국 판매량이 2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 해 동안 무려 9배가 늘었으니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동안 영국 굿우드 공장에서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한 차량은 2711대에 불과했다. 올 한국 판매목표도 30대다.

롤스로이스의 아태지역 담당자인 만큼 초고급 프리미엄카에만 익숙할 법하지만, 해리스 대표는 한국 자동차에 대해서도 나름 식견을 갖추고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를 운전해본 경험을 예로 들면서 ‘신뢰가 가는(reliable) 차량’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해리스 대표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직접 타봤는데 휴가 때 가족과 여행하기에 편리한 차량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실용성과 기능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한 강점을 지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롤스로이스와 달리 대규모 양산차를 생산하는 업체여서 조언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정확한 브랜드 콘셉트를 주고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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