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7일 “비핵화도 하고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해 마음을 고쳐 먹어야 남북관계가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 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ㆍ협의회장 합동회의에서 “비핵화가 제대로 안 되는데 사과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풀어줄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천 수석은 “(북한과의 대화는) 꼭 사과를 받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제대로 된 남북관계를 위해 대화하자고 하는 것”이라며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북한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핵이 생명 유지를 위한 보험이라면 보험료가 비싸서 망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야 한다. 비핵화를 하든지, 비핵화를 안 하면 미래가 없다, 그런 양자택일 구도하에서 잘해야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 핵문제는 제재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어느 순간에는 외교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외교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려면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하고, 제재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상황에서 6자회담이 열려도 핵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수석은 “북한이 핵 포기 의사 없이 6자회담을 하는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밖에 안되고, (6자회담은) 북한이 시간을 버는 장소밖에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문제와 관련, 천 수석은 “평화통일이 우리 대북정책의 제일 중요한 목표이며 북한의 체제 붕괴나 흡수통일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면서도 “북한이 스스로 붕괴를 재촉하는 일만 골라서 하고 실패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망하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통일을 생각할 때 통일비용을 제일 많이 걱정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통일 비용보다 북한의 자산가치가 늘어가는 게 더 중요하며 비용보다 득 보는 게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평화는 확고한 안보에 의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이밖에 천 수석은 “우리의 5ㆍ24조치로 북한으로부터 수입을 차단해 북으로 들어가는 현금이 연간 3억달러 정도 줄었다”면서 “특히 연평도 도발 이후 지난 석달 동안 북한의 쌀 값이 두 배 정도 오르고 환율도 달러가 두 배 오를 정도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