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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시대> 스마트한 소비자라면 OOOO에 눈떠라
중학교 교사인 신수진(37ㆍ안양시 평안동) 씨는 요즘 차를 몰기가 두렵다. 치솟는 유가 탓에 주유비가 만만치 않아서다. 소유한 차량이 국내 완성차 업체가 제조한 2004년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 경유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1㎞ 주행에 평균 150원 이상이 든다. 출퇴근과 근거리 이동을 위해 하루 40㎞만 운전해도 매일 6000원이 드는 셈이다. 여기에 가족과 주말에 나들이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줄잡아 매달 30만원 이상을 연료비로 사용해야 한다.

신 씨는 “맞벌이인 남편도 차량이 필요해 곧 차를 한 대 더 사야 하는 처지라 유류비 부담이 한층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이번에 차량을 구입할 때는 연비를 우선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예상치 못한 한파 등이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때문에 시중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경유 등 유류제품 가격 역시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자연히 가계 지출 항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계속 높아만 간다. 가계부를 바라보는 주부들의 한숨과 주름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리우스 플로그인 하이브리드
BMW 액티브하이브리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연료효율(연비)이 높은 친환경차량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 화석연료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연료비가 적게 들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차량이 미래형 자동차의 대세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료효율이 높은 친환경차량은 시간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정지상태에서 엔진이 꺼지고, 주행 중 엑셀러레이터를 밟지 않거나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 낭비되는 에너지를 차량 내 충전지에 모아 재활용함으로써 연비를 높이는 하이브리드카는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ℓ당 29.2㎞의 공인연비를 자랑하면서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의 대표차량으로 자리매김한 도요타 프리우스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4만대 이상 판매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일정거리는 전기충전만으로 주행하고 이후부터는 휘발유를 사용해 발생시킨 전기로 달리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가 주목받고 있다. 연비는 높지만 궁극적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순수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전기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충전된 전기의 방전이 끝난 시점부터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벤츠 S400 하이브리드
폴크스바겐 골프 블루모션
예를 들어 작년 11월 미국에서 양산 및 판매에 들어간 GM의 쉐보레 볼트는 40마일(64㎞)은 전기 만으로 달린다.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64㎞에 못 미치는 운전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만으로 차량을 움직일 수 있는 셈이다. 전기를 다 소모하면 충전만 하면 된다. 충전에 필요한 시설만 갖춰진다면 유류비 부담 없이 전기료만으로 차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차량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부담이다. 쉐보레 볼트의 미국 판매가격은 4만1000달러다.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7500달러를 제외하더라도 가격은 3만3500달러(약 3732만원)에 달한다. 같은 차급의 휘발유차인 현대차 아반떼 최고급형 모델 가격이 1990만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부담스럽다.

그러나 차량을 소유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익이 된다는 점과 환경오염이 거의 없다는 장점 등이 부각되면서 고객들의 관심은 대단히 높다. 실제 지난해 11월 시중에 나온 쉐보레 볼트 326대는 출시 직후 매진됐다. 현재 사전계약분만 1만대에 달한다.

시장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자 GM은 올 생산목표를 당초 1만대에서 2만5000대로 늘리고, 내년 생산계획도 기존 6만대의 2배인 12만대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보레 볼트
현대차 블루온
현대차 엑센트
프리우스를 앞세워 전 세계 순수 하이브리카 시장을 장악한 도요타가 이달 초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1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프리우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 것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잠재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전기 충전만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순수 고속전기차도 이미 판매 중이다. 닛산에서 팔고 있는 리프와 미쓰비시의 아이미브(i-MiEV)가 대표적이다. 순수 전기차는 특히 국내에서도 지난해 현대차가 ‘블루온’을 선보인데 이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 기아차에서 고속주행이 가능한 양산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순수 전기차는 성능이나 편의성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충전이 가능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밖에 유럽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클린디젤도 연료효율성 측면에서는 뛰어난 결과물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독일 폴크스바겐의 골프 블루모션은 평균연비가 ℓ당 22㎞에 육박하고, 프랑스 푸조 308도 21.2㎞에 달한다. 곧 시장에 나올 현대차 엑센트 디젤모델의 연비 역시 ℓ당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동훈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클린디젤 차량은 연비가 좋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는 장점과 운전하는 재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차량가격이 저렴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면서 “연비를 우선시하는 고객이라면 클린디젤차량에 관심을 두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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