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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내년 신흥국 물가난 경고…한국도 위험권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신흥 개발도상국에 물가난이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당초 5.2%였던 금년 신흥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6.0%로 상향 조정하며 특히 식량난을 경고했다. 한국은 신흥국발(發) 물가 위험의 중심에 서 있다. ‘밥상 물가’가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될 조짐이다.

▶IMF 올해 신흥국 물가 전망치 ‘0.8%포인트’ 상향조정=26일 IMF에 따르면,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 수정 보고서에서 신흥 개도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6.0%로 올려잡았다. 작년 10월 내놓은 예상치와 비교해 0.8%포인트 상향조정됐다. 금년 신흥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4%에서 6.5%로 불과 0.1%포인트 높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IMF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국제유가도 문제지만 식량난이 더 심각하겠다고 경고했다. 석유를 제외한 식품 등 원자재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무려 11%에 달하겠다고 내다봤다. IMF는 이 보고서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 작황 피해가 작년 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수급 불안이 식량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겠다고 설명했다. IMF는 금년 원유 평균가격 전망치도 배럴당 79달러에서 90달러로 10달러 이상 상향조정했다. 올해 국제유가 평균가가 배럴당 85달러 수준이라는 우리 정부의 예상은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우려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번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2132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올 1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7%로 전달보다 0.4%포인트 급등했다.

▶국내 기대인플레이션 1년6개월 만에 최대=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3.0~3.4%에 머물렀지만, 이번에 2009년 7월(3.8%)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범위(3±1%) 중심치를 넘어선 것이다. 향후 물가가 3.5%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한 소비자의 비중은 전달 32.9%에서 이달 55.7%로 급증했다. 물가상승률이 4%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는 소비자도 29.5%나 됐다.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SI, 기준치 100) 가운데 6개월 후의 물가수준 전망 지수는 작년 12월보다 13포인트 급등한 153으로 2008년 7월(160)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전방위 물가 대책에도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구제역, 한파 등으로 농수산식품 가격 등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가난은 여러 악재를 함께 몰고 온다. IMF는 “최근 식품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저소득층의 가계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기 과열 신호는 몇몇 신흥국에서 대출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란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등 신흥국으로 몰리는 유동성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조현숙ㆍ오연주 기자 @oreilleneuve>
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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