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정부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기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정부 부처의 규제를 전면 재점검해 불필요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를 철폐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아울러 향후 정부 규제를 신설할때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와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18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21세기 규제시스템을 향해’라는 기고문을 통해 이날 내린 규제 재검토 행정 명령의 취지를 소상히 밝혔다.
기고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사카린 규제를 예로 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그동안 인공감미료인 사카린을 인체에 안전하다고 여겨왔지만,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몇년간 기업들이 사카린을 위험한 화화물로 취급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사카리은 여러분 커피에 넣어도 되며 위험한 쓰레기가 아니다”면서 “지난달 EPA가 현명하게 규제를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는 과거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를 적용해왔지만 때때로 이런 규제들은 균형을 벗어나 기업에 비합리적인 부담을 주고 성장과 일자리를 저해하는 한편 혁신을 억압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방정부의 기관들이 경제성장을 촉진하면서도 우리의 안전과 건강, 환경을 보호하게 하고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를 없애기 위한 전면적인 재검토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정당간 이해 상충이나 특정 이익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규제, 중복된 규제도 없앨 방침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 대통령의 친(親)기업 행보가 가속화되는 것을 보여주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협상을 타결짓고, 재계 인사를 백악관 요직에 잇따라 기용하는 한편 법인세 인하 방안을 내놓아 재계와의 화해를 모색해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그동안 오바마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토머스 도너휴 미상공회의소 회장도 환영의 뜻을 밝히며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모아 오바마에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월 8일 미상공회의소 소속 기업인들과 만남을 갖고 재계의 건의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하지만 보수파 언론인 폭스 뉴스등은 오바마가 하원에서 공화당이 건보법 부결 법안을 통과시키자 기업 규제완화로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들어 국정 지지도도 회복세를 보이고있어 친기업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이날 나온 CNN의 최신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53%로 전월에 비해 5%포인트 상승했다.
애리조나 총격 사건 장례식에서 보여준 오바마의 감동적인 연설과 차분한 대응 그리고 미증시 상승등으로 인한 경기 기대감등이 지지율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애리조나 총격을 심리적으로 부추겼다고 비난 받고있는 새러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시사등 공화당 극우 보수파들이 정치적 수세에 몰리면서 오바마에게 반사이익을 주고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