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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건가" 삼호드림호 악몽에 이어 주얼리호까지
“삼호드림호 피랍사건의 악몽이 선명한데… 또다시 같은 해적들에게 선박과 선원들이 피랍되는 사건이 발생하다니…”

지난 15일 아라비아해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의 선사는 지난번 국민적인 안타까움을 샀던 삼호드림호의 선사인 그 삼호해운이다.

16일 오후, 부산 중앙동에 위치한 삼호해운 사무실은 출입문이 굳게 닫힌채, 직원들은 이번 사태의 정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한번 당하기도 힘든데 두번씩이나…” 부산지역 해운사 관계자들은 일제히 연달아 발생한 삼호해운측의 안타까운 소식에 위로와 조속한 해결을 바라는 마음을 전달했다.

지난번 삼호드림호는 피랍기간 217일, 석방금액만 900만∼950만 달러로 추정되는 등 역대 선박 피랍사건 중에서 가장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삼호해운 측은 지난번 피랍사건으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다. 소말리아 해적이 선원들의 목숨을 볼모로 일부러 석방 협상을 장기화하면서 엄청난 액수를 제시해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고 피랍사건이 장기화되면서 여론의 뭇매까지 맞는 이중고를 겪었다.

삼호해운은 거의 전 직원이 7개월여동안 삼호드림호 피랍사건에 매달렸다. 피랍으로 인한 영업피해만 수천만 달러는 넘었으며, 그런 상황에서 900만∼950만 달러로 추정되는 석방금액까지 부담했다. 삼호해운은 삼호드림호 피랍사건이 해결된 지 2개월 정도 지난 상황에서 또다시 소속 선박이 피랍되는 불운으로 충격에 빠져 있다.

부산지역 A해운회사 대표는 “해운회사가 피랍사건을 한 번 당하기도 쉽지 않은데 선박 두척이 잇따라 해적에 피랍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해적이 국내 해운회사 소속 선박들을 노린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피랍사건이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소말리아 해적 문제에 대해 정부와 국제사회 차원에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호해운 측은 현재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끊은 채 피랍 선원가족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삼호드림호 사태가 해결된 지 불과 몇 달만에 또다시 납치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가 소말리아 해적퇴치 연락그룹(CGPCS) 의장직을 책임지면서, 강력한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라 외교부는 더욱 침통한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해적 출몰 해역을 지나는 선박의 20%가 한국 선박”이라면서 “세계 6대 해운강국에 어울리지 않게 우리나라의 국제 기여가 너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삼호드림호 사건을 계기로 국제적인 해적 소탕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선의 무장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검토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주얼리호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피랍된 금미305호 선원들도 아직 소말리아 해적에게 잡혀있는 상황이다. 한국인 2명 등 모두 43명이 탑승한 금미305호는 선사의 파산으로 협상에 진척 조차 쉽지 않다는게 관련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일부에서는 금미305호가 소말리아 해적의 또 다른 납치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부산=윤정희 기자ㆍ최정호 기자@cgnhee>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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