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4일 “중국은 북한이 핵을 갖도록 허용한다면 동북아 지역에서 핵 보유국이 단지 중국과 북한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말하고 “중국은 게임이 변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이 그동안 6자 회담 프로세스를 주도하는 동안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와 함께 북한 정세와 관련해 북한의 3대 세습이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뒤 “북한은 매우 심각한 내부 문제를 갖고 있고 북한 정권은 1950년대 이후 지금 가장 불안정한 시기”라면서 “이것이 6자 회담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 회담은 북핵 문제가 단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진전이었다”고 평가한 뒤 “북한이 핵을 보유하도록 놔두는 것은 옵션이 아니고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6자 회담은 북한이 말한 것을 이행하도록 하는데 실패했다”며 “우리는 6자 회담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반복해서 듣는데 이것은 정책이 아니라 ‘슬로건’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오는 19일 워싱턴 D.C 에서 열릴 미ㆍ중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은 계속 6자회담을 지지해왔지만 (6자회담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중국은 단순히 ‘6자 회담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만 말하지 않는 것이 나의 강력한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며 “쉬운 선택이 아니고 한국은 명확한 관점을 만들었다”고 말했고,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선 “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프레임워크(framework.제네바 기본합의문)’를 기만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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