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13일 전날 자진사퇴한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본인이 좀 말을 아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정 후보자가 사퇴 기자회견 자리에서 ‘재판도 없이 사형선고를 받았다’, ‘여당까지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등의 발언으로 당에 불만을 제기한 것을 두고 “법조인다운 말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안 대변인은 “(정 후보자) 본인 입장에서 보면 로펌에서 받은 연봉은 특별히 이상한 게 아니고 야당의 공세에 의해 침소봉대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이것을 한나라당이 막아주지 못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본인으로서도 억울한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일 당이 정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요구 입장을 최종 결정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안상수 대표가 그날 회의 전 이재오 (특임)장관, 김무성 원내대표와 통화를 하면서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고 하자 조금 지켜보자는 답이 왔는데 막상 회의를 열고 보니 최고위원들의 빨리 결정을 내리자고 해서 갑작스럽게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라며 “그래서 저희는 결론을 가지고 청와대에 얘기하려던 차에 이 얘기가 언론에 퍼졌고, 또 다른 오해를 피하기 위해 언론에 신속하게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이 장관과 임태희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파워게임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그건 언론에서 전형적인 ‘경마보도(흥미위주식 보도)’”라며 “그런식의 갈등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현재 대통령의 임기는 절반을 조금 넘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레임덕 얘기를 꺼내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당내 개헌논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이르면 이달 말 의총을 열어서 개헌 논의를 시작할건지, 말건지부터 시작해서 거기서 만일 대다수의 의원들이 하지 말자고 하면 거기서 논의가 끝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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