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결국 사퇴했다.
여야 정치권 모두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온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무대에 서보지 못한 채 내정 12일만에 자진 사퇴하게 된 것이다.
이 초유의 내정자 사퇴에 감사원은 충격에 휩싸였다.
감사원은 중립성과 청렴성이 트레이드 마트인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에도 서보지 못한 채 낙마된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로 인해 몹시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지난 2003년에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를 발탁, ‘코드인사’ 논란 등으로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국회 인사청문이라는 법적인 검증은 이뤄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감사원 관계자는 정동기 후보의 사퇴 소식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감사원장 공백이 더욱 길어지게 됐다”고 허탈해 했다고 보도했다.
정 후보자의 사퇴에 따라 이날로 104일째를 맞은 감사원 수장의 공백기는 더 길어지게 됐다.
김황식 전 감사원장이 작년 10월1일 국무총리에 취임하면서 시작된 감사원장 공석 상태가 4개월째를 맞으면서 ‘4대강 감사’ 등 대형감사를 포함한 감사원의 업무가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자도 이 때문에 감사원 관계자들에게 수시로 감사원에 대한 걱정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당분간 하복동 감사원장 직무대행 체제 하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당초 작년 12월 중순 단행됐어야 할 감사원 내부 인사는 감사원장의 공석으로 기한없이 미뤄지게 됐다.
집권 4년차를 맞아 우려되는 공직기강 확립 등 직무감찰이 힘있게 추진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와 함께 감사원이 당분간 피감기관에 대한 정례적인 회계검사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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