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사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10일 “보수와 진보의 대립 구도적 틀을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무상급식, 체벌금지 등의 문제로 반목을 벌여온 진보와 보수 성향 인사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데다, 양대 교원단체인 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의 ‘공조 모드’가 불거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안 회장은 이날 한국교총과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동으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2011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올해는 ‘교육의 본질과 정체성’을 찾는 원년이 돼야 한다”면서 “학생, 학부모, 교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교례회는 해마다 서울교총이 단독 개최해 오다, 올해 처음 전국 단위로 확대돼 한국교총이 같이 주관하게 됐다고 교총은 전했다.
실제로 이날 교례회에는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포함해 1000여명이 참석했다. 무상급식을 놓고 상호 비방까지 서슴치 않았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나란히 자리했다. 또 보수 성향의 나근형 전국시ㆍ도교육감협의회장(인천시교육감), 우동기 대구시교육감과 진보 성향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같이 모습을 보였다.
정부와 청와대, 여권에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진동섭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인 권영진ㆍ서상기ㆍ정두언ㆍ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야권에선 변재일 국회 교과위원장과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이 얼굴을 비췄다. 또 지난해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한 후 칩거했던 이원희 전 교총 회장도 7개월여만에 공식 석상에 나섰다.
또 교총과 전교조의 ‘사안 별 협조’도 주목된다. 특히 교원의 정치참여를 놓고 최근 장석웅 신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현안에 따라 교총과 협력하겠다. 조만간 교총을 방문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할 것이다”고 밝혔고, 안 회장은 취임 후 여러 차례 이에 대해 전교조와 연대하겠다고 하고 정례 토론회도 제안한 바 있어 협력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이 밖에 이날 교례회에서 안 회장은 “요즘 학생들은 과거와 달리 수업과 교과서 대신 인터넷을 통해 더 정확히 사회현상을 알고 있다”며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자라나는 학생들이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고,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육자가 될 것을 우리 모두 다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상윤 기자 @ssyken>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