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단지와 차별성 없다”
시의회 관련 예산 전액삭감
민간투자 참여펀드 큰 차질
市 기출자금 75억 날릴판
무상급식 이어 또 발목잡기
서울시가 양질의 일자리 2만개 창출을 비롯해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정부ㆍ민간과 야심차게 추진했던 바이오 메디컬 펀드 조성 사업이 기금을 모두 확보해 놓고도 시의회의 반대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펀드운용사로 참여하고 있는 외국기업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물론 국제시장에서 신인도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서울시는 올해 시에서 300억원, 정부 300억원, 민간자본 4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확보, 2014년까지 마곡지구에 바이오 메디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올해 225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지난해까지 확보된 바이오 메디컬 펀드는 지식경제부 200억원, 대한생명 100억원, 한화손해보험 75억원, 한화기술금융 65억원, 외국계 펀드운용사 옥스퍼드사 10억원 등 450억원이다.
여기에 올해는 중기청 모태펀드가 100억원, 해외자금 200억원, 민간 금융사가 75억원을 추가로 출자키로 확정됐다. 이에따라 지난해 75억원의 기금을 투입한 서울시가 올해 나머지 225억원의 기금을 투입하면 목표액 1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의 반대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했다.
지금까지 900억원이 확보됐는데도,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시가 약정기금 225억원을 투입하지 않아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지난해 예산 50억원, 중소기업기금 25억원 등 기 출자금 75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예산 처리에 반대한 김연선(민주당) 의원은 “국가차원에서 오송에 바이오 산업단지를 육성하고 있는데 굳이 서울시가 바이오 단지를 만들 필요가 없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바이오펀드 회수율이 10%대에 그치는 등 사업 성과가 좋지 않아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재정법 18조 출자제한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투자 참여사인 옥스퍼드사의 지난 3년간 바이오 메디컬 펀드 운용 수익률은 28.5%에 달한다”며 “손실이 예상된다면 민간업체들이 왜 투자하겠냐”고 반문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근거규정은 개별법령 또는 민법 32조에 따라 적법하고 정부나 다른 지자체들도 투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바이오 분야의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2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1000억원을 투자하면 양질의 일자리 2만개가 신규 창출된다는 계산이다. 더군다나 서울에는 217개의 바이오기업과 대학병원을 비롯해 의료 인프라도 국내 최고여서 바이오 단지 입지로는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사업 무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소속인 김인호 시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바이오 메디컬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가 추경예산에 반영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바이오 시장은 4조2000억원(지난해 3조7000억원) 규모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며 미래 동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세계 바이오 시장 역시 2005~2009년 연평균 10% 신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240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바이오 산업은 개인이나 기업, 국가의 부를 결정짓는 원천”이라며 “안정적인 투자자금을 통한 유망 바이오ㆍ제약 기업의 글로벌 상업화를 촉진시켜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진용 기자/jy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