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4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전날 비공개 회동에서 ‘새해에 개헌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과 관련, “마치 둘이 합의한 것처럼 나왔지만 합의선언이나 그런 것이 아니고 각자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이용경 창조한국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안대표가 개헌 얘기를 꺼내기에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을 얘기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년 말 연평도, 천안함 사건 때문에 국가 안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에서 개헌론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는 제동을 걸었다”면서 “위중한 상황도 지났고 개헌(논의)은 이번 임기 안에 반드시 시작돼야 하지만 그렇다고 임기 안에 완성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개헌은 국회의원 과반수의 발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단독으로는 할 수 없고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하다”며 “예산국회 때처럼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이런 식의 구도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언급은 자신이 그동안 “지금 당장 개헌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듯한 모습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심형준 기자 @cerju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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